공중조기경보(AEW) 플랫폼인 E-2D는 필요에 따라 태평양으로 전개돼 지상·함정 레이더보다 훨씬 넓은 감시 범위를 제공한다.일본이 가장 먼저 선택한 대응책은 이즈모급 구축함 이즈모와 가가를 개조해 단거리 이륙·수직 착륙(STOVL)이 가능한 F-35B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하는 방안이었다. 그러나 광활한 태평양에서 항공모함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함재 전력만으로 작전 범위와 감시 능력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 공백을 메울 해법으로 미 방산기업 노스롭 그루먼의 공중조기경보기 E-2D가 주목받고 있다.
중국 항모 전단, 일본 최동단 해역까지 진출
일본의 방위 전략은 2000년대 이후 오랫동안 동중국해에 집중돼 왔다. 센카쿠 열도와 대만 해협을 둘러싼 긴장 속에서 일본은 남서 제도에 자위대 부대를 증강 배치하고 항공·해상 전력을 보강해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의 해양 전략은 태평양으로 급격히 확장되고 있다.
2025년 5~6월, 중국 해군은 항공모함 랴오닝함과 산둥함을 동시에 태평양에 전개해 전례 없는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두 항공모함이 태평양에서 반복적인 이착함 훈련을 수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랴오닝함은 일본 최동단 미나미토리시마 인근 해상에, 산둥함은 일본 최남단 오키노토리시마 인근 해역에 각각 배치됐다. 이는 제1도련선과 제2도련선의 중간 지점에 해당하는 위치로, 중국의 ‘근해 방어–원해 방어’ 전략이 실질적으로 태평양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태평양, 새로운 ‘방어 공백지대’로 부상
중국이 세 번째 항공모함 푸젠함까지 포함해 3개 항모 전단을 완전 운용할 경우, 태평양에서의 중국 해군 활동은 한층 빈번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유사시 일본을 지원하기 위해 출동할 미군 전력의 기동을 제약하는 동시에, 일본 태평양 연안 도시와 자위대 기지가 순항미사일 사정권에 들어갈 가능성을 의미한다. 태평양은 더 이상 일본에 ‘안전한 후방’이 아니다.
문제는 일본의 태평양 방공·감시 태세가 극히 취약하다는 점이다. 항공자위대는 태평양 도서 지역에 상시 레이더 기지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이오지마를 제외하면 대형 항공기를 운용할 수 있는 활주로도 제한적이다. 이동식 레이더 배치가 검토되고 있으나, 외딴 섬이라는 환경 특성상 생존성과 감시 범위에 근본적 한계가 따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2D, 외딴 섬에서도 가능한 공중 감시
이 같은 제약을 극복할 수단으로 부각되는 전력이 바로 E-2D 어드밴스드 호크아이다. 60년 이상 이어진 공중 지휘·통제 항공기 계보의 최신형인 E-2D는, 항공모함 전단 방어라는 본래 임무를 넘어 공중·지상·연안·해상을 아우르는 다영역(Multi-Domain) 감시·지휘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공중조기경보(AEW) 플랫폼인 E-2D는 필요에 따라 태평양으로 전개돼 지상·함정 레이더보다 훨씬 넓은 감시 범위를 제공한다. 일본 항공자위대가 운용 중인 E-767 AWACS는 항속거리와 속도 면에서는 유리하지만, 이착륙 거리 제약과 4대라는 제한된 기체 수로 인해 태평양 상시 배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면 E-2D는 항공모함 운용을 전제로 설계돼 짧은 활주로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 미나미토리시마와 같은 외딴 섬에서도 급유와 인원 교체를 병행하며 장시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점은 태평양 감시에서 결정적 강점으로 꼽힌다.
E-2D에 탑재된 AN/APY-9 레이더는 악천후 속에서도 360도 전방위 감시가 가능하며, 공중·해상·지상 표적 3,000개 이상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 일본이 도입한 ‘풀 웻 윙(full wet wing)’ 사양은 최대 8시간의 비행 지속 시간을 확보해 태평양 전역을 장시간 감시하는 데 적합하다.
‘미래 대비형 전력’이자 전력 증폭기
미 해군은 E-2D를 단순한 조기경보기가 아닌 ‘전투 지휘의 핵심 노드’로 평가한다. 실제로 E-2D는 2023년 미 해군이 선정한 상위 5대 핵심 획득 프로그램 중 하나로 꼽혔다. 미 해군은 “E-2D는 타격 편대보다 앞서 전장을 열고, 임무를 통제하며, 네트워크 중심 항모타격군을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게임체인저”라고 평가한다.
자동화된 임무 체계는 효율적인 승무원 운용을 가능하게 하며, 원거리 탐지 능력은 공중·미사일 방어 체계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미군과 NATO 표준에 기반한 높은 상호운용성은 연합 작전에서 결정적인 강점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E-2D는 ‘전력 증폭기(Force Multiplier)’로 불린다.
이즈모급 F-35B와 결합… 해상 방공의 핵심 축
E-2D는 이즈모급 구축함에서 운용될 F-35B 전투기와의 연계를 통해 진가를 발휘한다. 외딴 섬에서 이륙한 E-2D는 광활한 태평양 상공의 항공기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F-35B에 표적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데이터 링크를 통한 전술 통제까지 병행될 경우, 일본은 제한된 전력으로도 보다 유연한 해상 방공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일본 항공자위대는 E-2D 9대를 운용 중이며, 노후 E-2C를 대체해 총 18대까지 확대 배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중국 해군의 태평양 진출 속도와 범위를 고려할 때, 추가 도입과 전진 배치 검토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태평양을 둘러싼 세력 균형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일본의 방위 전략은 이제 ‘섬 방어’에서 ‘광역 감시와 지휘 통제’로 중심축을 옮기고 있다. 그 핵심에 자리한 전력이 바로 ‘하늘의 눈’ E-2D다.
K-DEFENSE NEWS | Strategic Analysis D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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