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급 전함의 배수량은 3만~4만 톤으로, 만재 기준 약 5만7천 톤에 달했던 아이오와급보다는 작지만, 현재 미 해군 주력 수상 전투함인 알리버크급 구축함의 약 3배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은 피트 헤그셋 국방장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대행, 존 펠런 해군장관과 함께 플로리다주 마라라고에서 트럼프급 전함 구상을 발표하며 “이 함정은 미국 해군 함대의 기함(flagship)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급 함정은 역사적 의미의 대구경 함포 중심 전함과는 다르다. 미국 해군이 1990~1992년 마지막으로 퇴역시킨 아이오와급 전함 이후 처음으로 ‘전함(battleship)’이라는 명칭이 다시 사용됐지만, 실질적으로는 초대형 핵무기 수상 전투 플랫폼에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색함대부터 아이오와급 미주리함까지, 전함은 항상 미국 국력의 상징이었다”며 “이와 같은 함정은 지금까지 단 한 척도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라라고 행사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급 전함의 배수량은 3만~4만 톤으로, 만재 기준 약 5만7천 톤에 달했던 아이오와급보다는 작지만, 현재 미국 해군 주력 수상 전투함인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의 약 3배 규모다.
무장 구성도 파격적이다. 중거리 재래식 신속 타격(IRCPS) 극초음속 미사일, 신형 핵탄두 탑재 해상발사 순항미사일(SLCM-N), 전자기 레일건, 고출력 레이저 지향성 에너지 무기 등이 포함된다. 공개된 렌더링 이미지에는 선수·선미에 걸쳐 3개 대형 수직발사체계(VLS) 배열이 확인되며, 토마호크·스탠다드 계열 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가 묘사돼 있다. 다수의 5인치 함포와 기타 재래식 함포도 탑재된다.
트럼프급 전함은 단순한 화력 플랫폼을 넘어 유·무인 전력 통합 지휘통제함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인공지능(AI) 기반 운용 능력이 설계에 포함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 해군은 이 함정을 미래 FF(X) 호위함과 무인 수상·수중 전력과 결합해, 이른바 ‘High-Low mix’ 전력 구조의 핵심으로 운용한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초기 2척 건조를 우선 추진하되, 장기적으로는 10척 이상, 최대 20~25척 규모로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급 전함은 대규모 해군 함정 건조 계획인 ‘골든 플릿(Golden Fleet)’의 중심 축이다. 모든 함정은 미국 내 조선소에서 건조되며, 미국에 기반을 둔 외국계 조선소의 참여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펠런 장관은 “새로운 비전통적 방위 협력국”의 역할도 강조했다. 해군은 미 전역 약 1,000개 공급망 업체를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존 펠런 미국 해군장관은 “분쟁이 발생하면 대통령은 항공모함이 어디 있는지뿐 아니라 전함이 어디 있는지도 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해군 작전사령관 대릴 코들 제독 역시 “2030년대 이후 억제와 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 전력 구축”을 강조했다.
그러나 의문은 여전히 크다. 진수·취역 일정은 미정이며, 건조·운용·유지 비용도 공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소수의 초고가 함정이 실제 전장 환경에서 얼마나 효율적인지, 그리고 미국 해군이 강조해온 ‘더 많은 수상 전투함’이라는 기존 방향과 충돌하지 않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수직발사체계(VLS) 셀 부족 문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트럼프급 전함의 대형 미사일 탑재 능력은 장점이지만, 배치 수가 제한될 경우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냉전 이후 줌월트급 구축함 축소, 콘스텔레이션급 호위함 사업 폐기 등 미 해군 조선 사업의 전례 역시 불확실성을 키운다. 현직 미국 대통령의 이름이 붙은 함정 ‘급(Class)’이 등장한 것 자체도 이례적이다. 선도함이 ‘트럼프’가 아닌 디파이언트로 명명된 점 역시 관례와 다르다.
트럼프급 전함은 과연 해양 패권 회복의 상징이 될 것인가, 아니면 고비용 논쟁의 중심이 될 것인가. 미 해군의 미래 전력 방향을 둘러싼 논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K-DEFENSE NEWS | Strategic Analysis D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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